런 앤 건 팀. 그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

런 앤 건 팀. 그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


런 앤 건. 단어만으로도 농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그 이름.

빠르고 화려한 것을 추구하는 농구인들의 로망.


보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매력을 가진 그 것.


오늘은 런 앤 건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 시작은 1967년 ABA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클래시컬 바스켓을 추구하던 NBA와 달리 보다 화려하고 보다 재미있는 농구를 추구하려 했던 ABA의 성향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바로 런 앤 건이었고, ABA 최고의 스타 Dr.J를 위시한 ABA에서 이 런 앤 건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런 앤 건은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화려하고 빠르며 재미있는 농구. 이 것이 그당시 런 앤 건의 존재이유였고 그것은 2000년대에 들어선 현재에 있어서도 공통적으로 런 앤 건 팀들이 추구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달리는 농구.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정말 쉬워 보이는 그 것의 이면에도 심오한 철학과 수많은 이론이 존재하고, 모방은 쉬우나 진정으로 행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바로 런 앤 건입니다.


모방이 쉽다는 것. 즉, 달리기만 하고 빠르게 공격기회를 만들어 득점할수만 있다면 그것도 달리는 농구일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달리기만 한다고 진정한 런 앤 건이라 할 수는 없고 실제로 그런 농구는 치명적인 단점을 드러내면서 무너지기 쉽습니다.


왜? 왜 달리기만 하는 것이 답이 될수는 없을 것일까?


그것은 런 앤 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하고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런 앤 건의 모토는 간단합니다. 상대팀보다 쉽고 많은 득점 기회를 잡는 것. 그리고 그 득점 기회에서 많이 넣는 것. 이것이 모토이고, 결국 몇점을 먹든 더 넣으면서 이기는 것이 런 앤 건 팀의 모토이죠.


그런데, 이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단순히 생각해서 쉬운 기회를 많이 얻는다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죠.


결국 이 것에 대한 완벽한 소화를 해내면 그것이 런 앤 건 팀이고, 이 것을 잘 해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무늬만 런 앤 건일뿐, 그냥 달리다 마는 수준에서 그치고 말 것입니다.


그러면 런 앤 건 팀이 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조건은 무엇이 있을까요.


① 잡아라. 뺏어라. 달려라.


1선에서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고, 뒷선에서는 리바운드를 장악하는 것. 강팀에게는 여지없이 적용되는 기본 이념.


이것이 바로 런 앤 건이 진정한 위력을 떨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중추적 요소입니다.


기본적으로 상대팀보다 공격 기회를 보다 많이 얻는 것이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1선에서부터 공격 기회를 만들고, 뒷선에서는 확실하게 리바운드를 장악하는 것이 중요하죠.


하지만 단순히 기회를 많이 얻는다고만 해서 런 앤 건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쉬운 공격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서 더욱 강조되는 것이 바로 역습인데요.


이 역습을 이끌어내는 밑바탕이 바로 1선 압박과 리바운드입니다.


1선 압박은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어내면서 보다 짧은 거리에서 쉽게 아웃 넘버를 만들면서 역습을 시도할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리바운드는 상대의 공격을 무산시킨후 우리가 확실하게 공격 기회를 한번 더 잡기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구요.


이런 1선 압박과 리바운드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지는 무수한 역습들은 런 앤 건 팀이 보다 쉽게 많은 득점을 할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즉, 런 앤 건의 시작은 바로 이 1선 압박과 리바운드를 바탕으로 하는 역습 이라는 겁니다.


② 동료들의 습관 하나 하나를 이해해라.


쉬운 공격. 빠른 마무리를 위해 필요한 것. 그것이 무엇일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전 그 전제 조건으로 서로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빠른 시간내에 장점만을 극대화 시키는 것. 이것이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순간적인 역습 상황을 맞이하여 아웃 넘버 상황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빠른 시간안에 마무리 짓지 않는다면 상대팀 수비는 다시 타이트해지겠죠.


그래서 런 앤 건 팀들은 이런 상황에서 보다 빠른 피니쉬를 위해서 단순하면서도 위력적인 패턴들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세팅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소수의 인원으로도 효율을 극대화할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겠죠.


즉, 그렇기에 순간적으로 움직이는 선수들의 습관과 장점에 맞춘 다양한 패턴들이 존재하고 또한 그것을 잘 맞추기 위한 강력한 조직력과 판단력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런 앤 건 팀에는 유독 뛰어난 포인트가드들이 많았던 거겠죠.


수비를 통해서 얻은 기회는 빠르게 마무리 짓는다. 런 앤 건이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부분이죠.


③ 처음이 막히면, 두 번째, 세 번째도 빠르게! 빠르게!


하지만 모든 속공이 성공할수는 없고 모든 패스트 브레이크가 성공할수는 없는 거겠죠.


분명히 상대의 백코트 속도가 우리팀의 속공 속도보다 더 빠를수도 있고, 또한 패싱 라인이 끊기면서 공격 시도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럴때 필요한 것. 바로 얼리 오펜스죠.


세컨트 브레이크까지 먹히지 않았을때 그 빠른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우리팀의 유리함을 극대화시키는 것으로 빠른 시간안에 공격을 계속적으로 시도하면서 흐름 자체도 계속 빠르게 유지하고 상대의 수비가 완성되는 것을 계속적으로 방해할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것인데요.


이때 런 앤 건 팀이 대체로 많이 시도하는 전술이 바로 아이솔레이션과 2 : 2 플레이입니다.


빠른 시간안에 세팅을 마치고 공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최소의 인원으로도 효율을 극대화할수 있는 전술이 필요하고 여기에 가장 어울리는 것이 바로 1 : 1과 2 : 2일 겁니다.


더욱이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는 5명이 다 공격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는 소수의 인원으로도 막강한 파괴력을 보여줄수 있는 전술을 사용해야 하기에 1 : 1과 2 : 2의 중요성은 더욱 커집니다.


모션이나 다양한 세트 오펜스는 분명히 기회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단순한 1 : 1 이나 2 : 2보다 훨씬 더 위력적이지만 세팅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고 작전 구성에 보다 많은 인원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고, 이것은 런 앤 건 팀에는 그리 좋은 요소는 아니죠.


그래서 런 앤 건 팀은 1 : 1과 2 : 2 위주의 전술적 구성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비단 얼리 오펜스 뿐만 아니라 하프코트 오펜스에서도 이런 공격 전술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속적으로 빠르고 짧은 공격을 수차례 다발적으로 시도함으로써 게임 흐름 자체가 계속 빠르게 유지되게 만드는 것이죠.


하지만, 단순한 1 : 1이나 2 : 2로는 이러한 효과를 낼수가 없고, 그렇기에 단순한 1 : 1과 2 : 2에 색깔을 덧입히는 선수들의 부가적인 움직임이 중요합니다.


즉, 선수들의 장점을 잘 파악하고 그것을 1 : 1과 2 : 2에 패턴으로 접목시킴으로써 그 파괴력을 극대화하고, 1 : 1와 2 : 2에 참여하지 않은 선수들이 위크사이드에서 끊임없는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제 2, 제 3의 공격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죠.


단순한 공격 전술에 다양한 패턴과 수많은 의외성을 접목시키는 것. 이 것이 런 앤 건 팀의 공격 전술의 핵심인 것입니다.


④ 달리는 것도 체력이 있어야 한다.


벤치의 두터움은 강력한 런 앤 건 팀의 필수요소입니다.


아무리 주전들의 체력이 좋은 팀이라고 해도 엄청난 운동량을 소화해야하는 런 앤 건 팀으로써는 그 체력 소모를 막을수 있는 방법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벤치 멤버의 활용은 런 앤 건 팀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소모전 성향이 짙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겠죠.


시종일관 빠른 공격 흐름을 유지해야 하고, 상대보다 한 발 더 뛰고, 공격 기회를 한번이라도 더 잡기 위해서 강인한 체력은 필수 요소이고, 또한 그 체력을 유지시켜주는 중요한 요소로써 적재적소에 활용가능한 벤치 멤버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겠죠.


수비에서도 오버가딩과 1선 압박, 그리고 뒷선 빈공간에 대한 완벽한 커버가 축이 되어야 하고, 공격에 있어서는 아웃 넘버를 만들기 위해서 조금의 찬스만 생겨도 일단 뛰어야 하는 런 앤 건 팀의 입장에서는 벤치가 얇다는 것은 곧 자신들의 팀 컬러를 경기 내내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빠른 팀컬러를 유지하다가도 후반에 급격히 무너지는 팀이 많은 이유 또한 벤치 멤버들이 주전급 선수들의 체력을 보장해주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으며, 달리기는 하되 런 앤 건이라고는 보기 애매한 팀컬러를 가진 팀들 또한 벤치 멤버가 두텁지 못해서 주전급들이 빠른 공격 흐름을 경기 내내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즉, 그만큼 벤치의 두터움과 체력의 유지는 런 앤 건을 펼치는 데 중요한 요소라는 말이죠.


특히, 런 앤 건의 축이 뛰어난 1번인 팀의 경우에는 백업의 중요성이 보다 더 증가하는데, 한 명의 역량에 경기력 자체가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축이 되는 1번의 체력소모는 심하기 마련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 1번이 쉴수 있는 시간을 주면서 흐름을 계속적으로 빠르게 유지할수 있는 백업 1번은 이런 류의 팀이 강팀이 되기 위해서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⑤ 공격 범위는 넓게.  넓게 가져야 한다.


공격 전술이 단조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 런 앤 건 팀의 숙명이고, 그렇기에 패턴이 노출될 경우 그만큼 고전할 여지도 많은 것이 바로 런 앤 건 팀이죠.


그렇기에 런 앤 건 팀은 3점슛을 옵션처럼 달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소 단조로운 전술로 인해 생길수 있는 공간활용의 제한성을 보다 넓은 공간에서 공격함으로써 해결하는 것이죠.


1 : 1이나 2 : 2만을 추구할 경우에는 스트롱사이드 자체가 다소 단편적일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트랩이나 헬핑에도 막힐수가 있지만, 여기에 3점이라는 옵션이 추가된다면?


그 다양성과 의외성이 눈에 띄게 증가할 것이고, 단순한 공격 전술은 무수한 파생효과를 만들어내는 전술로 탈바꿈합니다.


그렇기에 3점슛은 런 앤 건 팀에는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이죠.


런 앤 건 팀에서의 벤치 멤버의 중요성에 대해서 전 chapter에서 얘기했었습니다.


그러면, 벤치멤버들은 어떤 구성이 좋을까? 팀에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고 백업 1번도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보통 그보다도 선행되어지는 구성요소가 있는데 바로 그것이 3점 슈터입니다.


슛감이라는 것이 그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서 좌우될 여지가 많고, 주전들이 쉴때도 주전들이 플로어에 존재할 때와 마찬가지의 공간 사용을 위해서는 벤치에 3점 슈터가 존재하여야 한다는 것인데요.


다양한 3점 슈터들을 경기내내 기용할수 있게 함으로써, 3점슛이라는 것이 주는 불안정함을 어느정도 상쇄시키고, 또한 전술적 다양성과 의외성이 경기 내내 일정수준 이상 유지될수 있게 하는 것이죠.


하지만, 역시 3점슛은 양날의 검이 될수 있는 여지가 크고, 일정 수준 이상의 의존도를 보일 경우 팀의 전력 또한 3점슛에 따라 크게 달라질수 있다는 점에서, 옵션 이상으로는 활용하지 않는 것이 답일 것입니다.


실제로 역사는 3점슛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롤러코스터 팀들은 결국은 승리자가 되지 못했다는 것을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⑥ 런 앤 건으로 강팀이 되기 위한 최후의 조건? 조율자.


역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런 앤 건으로 리그를 호령했던 팀들에는 그 수준에 걸맞는 위대한 조율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죠.


사실, 이 조율자라는 개념은 런 앤 건을 하기 위한 필수 요소는 아닙니다.


조건들만 잘 맞춘다면 분명히 조율자들이 없이도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수 있는 것이 런 앤 건이고, 그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런 앤 건 팀들은 언제나 이런 조율자들을 원해왔고, 또한 보유해왔습니다.


왜? 왜 조율자가 필요한 것일까?


그것은 단순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단순하지 않은,


극도로 짧은 순간안에 수많은 패턴들속에서 가장 적합한 패턴들을 적용해야 하는 런 앤 건의 공격 방식이 결국 조율자 없이는 경기 내내 적용시키기조차 쉽기 않기 때문입니다.


공격시 수많은 패턴들속에서 가장 적합한 패턴을 찾아내서 적용시키고, 또한 어느때 역습이 필요한지 어느때 얼리오펜스로 돌입해야 하는지, 어느때 극단적으로 느린 하프 코트 오펜스를 사용해야 하는 지를 판단하고 경기중에 적용시키는 것이 생각보다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런 앤 건 팀들은 결국 특출난 경기 이해도와 상황 판단력을 가진 조율자들에게 의지를 하게 되었고, 조율자들은 자신을 중심으로 하여 이 부분에 대한 답을 제시하곤 했습니다.


런 앤 건 팀이라고 해서 시종일관 달릴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상대의 수비에 가로막혀 하프코트 오펜스를 시도해야 되는 경우도 있을수 있고, 3점슛이 극도로 안터져서 굉장히 제한된 범위내에서 상대의 극도로 타이트해진 디펜스를 상대해야 되는 경우도 있을수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조율자들은 자신의 팀을 극도로 느려진 흐름에 맞춰서 버티게 하며, 또한 그 속에서 다시 흐름이 빨라질수 있게 하는 틈새를 찾아냅니다.


소위 말하는 상황 판단 능력일수도 있고, 플레이 메이킹 능력일수도 있는데, 이것이 결국 극단적인 상황에서 무너질수도 있는 런 앤 건 팀을 무너지지 않게 해주는 버팀목이 되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팀들은 비로소 강팀의 반열에 들어서게 되죠.


즉, 이것을 가능케하는 조율자들은 런 앤 건이 보다 쉽게 강팀이 되게 하는데 필요한 요소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치명적인 약점이 될수도 있는데, 그만큼 한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조율자에 맞춰서 상대가 수비를 하게 되면 겉잡을수 없이 무너질수도 있다는 것이죠.


조율자를 막거나, 혹은 조율자를 놓아두고 다른 4명을 막는 류의 디펜스는 바로 이러한 조율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런 앤 건을 막기 위한 굉장히 효율적인 방식이며, 이 것을 뚫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런 앤 건의 기본적인 완성도가 중요한 것이구요.


조율자가 없더라도 런 앤 건의 색채를 유지할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가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즉, 조율자는 런 앤 건으로써 완성된 팀에 그 파괴력을 더하는 옵션의 개념이 되어야지, 조율자가 곧 런 앤 건이라는 그런 정도의 필수 조건이 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실제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고, 실제로 이 부분을 극복하지 못한 팀들은 결국 일정수준 이상의 강팀은 되지 못했습니다.


즉, 런 앤 건으로써의 완성도가 특정 1인에 의존적으로 되면 안되고, 어떠한 경우에도 런 앤 건의 색채는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런 앤 건 팀이 우승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⑦ 현대의 런 앤 건 팀들. 그들은 과연 이런 요소에 얼마나 부합하는가.

먼저, 필리부터 언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시점에서 역습의 완성도가 가장 높은 팀중 하나이고, 주전 5명이 다 뛸수 있는 팀이지만, 그럼에도 필리는 런 앤 건 팀은 아닙니다.


단지, 역습을 중요한 공격 옵션으로 사용하는 하프코트 오펜스 팀이죠.

왜? 런 앤 건이 되기 위한 몇가지 요소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고, 또한 팀의 컬러 자체는 하프코트 오펜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인데요.


사실 시즌 초창기만 해도 필리는 달리는 팀이 아니었습니다.


밀러와 다른 멤버들의 상성 차이로 인해서 초창기에는 달리는 농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였고

그래서 팀은 세트 오펜스에 집중하게 되었죠.


모션 오펜스를 구사한 것인데, 약속된 움직임을 통해 다양한 패턴을 만들어내었죠.


무엇보다 필리의 모션의 특징은 세트 오펜스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특징적인 것이 2-2-1 set 이었는데 공간 창출을 목적으로 하면서 5명이 모두 모션에 참가하는 형태를 띄었죠.


사실 1 on 1에 특화된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특징적인 스트롱 사이드의 형성은 없었지만, 그 약점을 5명 전원이 SET을 기반으로 하는 모션에 참여함으로써 산발적이고 입체적인 스트롱 사이드를 만들어내고, 위크 사이드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보다 넓은 공간 활용이 가능하게 해 주었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매력적인 공간 창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즉, 이런 플레이 스타일을 지향했기 때문에 트렌지션 오펜스보다는 하프코트 오펜스에 초점을 맞춘 팀이었고, 무엇보다 수비를 기반으로 하면서 안정적인 템포 운영을 하는 팀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버 트레이드 이후 필리는 중대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영의 4번 가세 이후 팀의 템포 자체가 매우 빨라졌다는 것이었죠.---필리 트렌지션의 업그레이드에 대한 영의 얘기는 수차례 했으니 조용히 넘어갑니다.^^---


그리고, 필리 오펜스 또한 어느정도 변화를 하게 됩니다.


기존의 하프 코트 오펜스는 역습을 살리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감이 있었고, 또한 각 선수들이 역습시 패턴을 살리는 데에 있어서도 적합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필리는 초반 가장 핵심이었던 2-2-1 set보다 후반기에는 4-1 set의 활용도를 더욱 높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4-1 Low set에 의한 모션 오펜스였는데 필리 내에서 가장 패싱 센스와 경기 운영 능력, 상황 판단력이 좋은 두명. 밀러와 이기에게 보다 많은 공격 점유권을 주면서 템포를 보다 빠르게 가져가게 한 것입니다.


필리 오펜스는 실제로 이러한 변화를 겪은 이후 초반보다 상당히 단순해졌습니다.

선수들의 공간을 창출하기 위한 움직임도 초반보다는 최소한의 움직임만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로 복잡하고 다양한 움직임에서 수반되던 모션 오펜스의 비중은 많이 감소하였죠.


사실 하프코트 오펜스 상에서 득점 2옵션으로써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던 코버의 이탈로 인해서 전술상에 큰 허점이 생긴 것도 중요한 이유였지만, 그것보다도 중요한 이유는 바로 영의 가세로 인해서 눈에 띄게 위력적으로 변모한 역습때문이었죠.


즉, 역습을 살리기 위해서 하프코트 오펜스 상에서도 패싱과 템포 조절에 능한 두명의 비중을 늘리고 경기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면서 역습의 묘를 최대한 증가시키려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왔죠.


역습이 가미된 필리의 후반기. 대단했으니까요.


하지만, 필리는 런 앤 건 팀도 아니고, 지향점도 좀 다릅니다. 역습에 필요한 요소는 두루 갖추고 있지만, 3점이 강하지도---3점 자체를 지향하긴 합니다만...--- 벤치 멤버가 두텁지도 않죠.


그래서, 지금처럼 모션을 살리면서 2 : 2가 가미되면 좋을 듯 합니다. 이번 오프 시즌을 기대해봐야 겠죠.


그러면 다른 팀은 어떨까요?


런 앤 건을 언급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팀들. 피닉스, 골든 스테이트, 덴버가 있겠죠.


하지만, 덴버는 현 시점에서는 완벽한 런 앤 건 팀으로써의 구성요소는 갖추지 못했습니다.


저번 글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1선 압박과 오버 가딩에 능하지 못해 역습 효율이 떨어지고, 벤치 멤버의 효율성이 다소 떨어지며, 3점에는 기복이 심한 편이죠.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저번 글에서 설명했적이 있어서 이정도만 언급하겠습니다.---


반면, 피닉스는 런 앤 건 팀으로써의 요소를 두루 갖추었던 수준급의 완성도를 보여준 강팀이었죠.


특히, 조율자인 스티브 내쉬가 없이도 수준급의 런 앤 건을 구사할수 있었던 06-07 시즌에는 진정한 강팀이었습니다. 하이포스트 픽 앤 롤은 하프코트 오펜스, 얼리 오펜스 가리지 않고 가장 막강한 무기였으며, 3점은 동시 다발적이었고 매우 위력적이었죠. 거기에 강력한 벤치 멤버들은 런 앤 건이 경기 내내 유지될수 있게 하는 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팀은 아쉽게도 우승의 호기를 놓쳐버렸고, 올시즌 조율자 특화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오닐을 영입. 런 앤 건의 색채가 희석되어 버렸습니다.


마지막으로, 골든 스테이트.


현 시점에서 가장 런 앤 건 팀다운 색채를 강하게 발하는 팀입니다.


적절한 오버가딩과 훌륭한 역습 능력, 활발한 3점과 아웃 넘버를 계속적으로 유발하는 능력까지. 런 앤 건에 두루 필요한 공격 능력을 가지고 있고, 또한 꽤나 위력적입니다.


하지만, 리차드슨이 빠지면서 가드진의 평균 신장이 낮아졌고, 또한 앨리스로 대변되던 벤치의 파괴력이 약화되었습니다. 즉, 런 앤 건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인 수비에서의 1선 압박과 벤치 멤버의 두터움이라는 측면에서 작년 시즌보다 나빠지고 만 것이죠.


리차드슨이 빠지면서 생긴 신장의 낮아짐은 그 부담이 배론과 잭슨에게 나눠진 경향이 있었고, 스틸 능력은 출중했지만 결론적으로 1선 수비는 상당히 무너졌다고 봅니다. 작년 시즌 후반기. 놀라운 1선 수비 능력을 보여주던 그 모습을 상실한 것이죠.


거기에 앨리스가 벤치 멤버에서 빠져나가면서 생긴 공백은 고스란히 체력적인 부분에서의 부담과 의외성의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결정적인 순간 벤치에서 나와서 폭발력과 분위기 반전을 도모해줄 선수가 부족해지면서 팀 전반적으로 의외성 자체가 감소해버린 것이죠.


거기에 1 : 1을 잘 활용하면서도 2 : 2까지는 가미하지 못한 팀의 한계는 올시즌에도 개선되지 못했기에 올시즌은 준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한계 또한 드러내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필리와 런 앤 건 대표격 3팀을 살펴봄으로써 현 시점에서의 런 앤 건을 보았지만, 사실 현재의 런 앤 건 팀들은 강팀이 되기 위한 요소에서 한 두가지가 결여되어 있고, 그것은 결국 우승으로 가기 위한 길목에서 중요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부분이죠.


⑧ 사람들은 왜 런 앤 건에 열광하는가. 보다 강해지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런 앤 건에 열광하는 이유. 사실 간단한 이유죠. 멋있고 재밌기 때문입니다. 시종일관 빠르게 유지되는 경기. 경기 내내 긴장감을 느끼게 해주면서 눈에 보이는 화려함과 3점이라는 요소로 인해 생기는 엄청난 의외성. 사람들이 충분히 좋아할 요소이죠.


하지만, 이면에는 런 앤 건 팀은 확고한 하프 코트 오펜스를 하기 힘들어 런 앤 건을 구사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도 있습니다.


굳이 남보다 더 뛰고 남보다 더 고생해가면서 농구를 하는 이유. 그것은 하프코트 오펜스에서 안정적인 득점원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죠.


즉, 확고한 센터. 게임을 지배할수 있는 로포스트 득점원이 없다는 것입니다.

런 앤 건 팀들은 전반적으로 높이 자체가 낮고 골밑이 약했다는 공통점 아닌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래서 남보다 더 뛰고 더 움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 개념을 넘어선 팀이 한 팀 존재합니다.


런 앤 건 팀은 아니었지만, 런 앤 건 보다 더 화려한 농구를 추구한 그 팀. 우승이라는 정점에 올라선 그 팀.


쇼타임 LA 레이커스. 이 팀은 런 앤 건 팀은 아니었습니다.


압둘자바와 워디로 대변되는 안정적이고 막강한 하프 코트 오펜스를 구사할수 있는 팀이었고, 상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높이를 겸비한 팀이었죠.


하지만, 이 팀은 화려한 쇼타임 농구를 구사했습니다.


누구보다 트랜지션을 잘 구사했던 매직 존슨을 축으로 하는 트렌지션 게임들은 화려함을 넘어선 수준이었죠.


그리고 이 팀은 런 앤 건 팀이 아니었음에도 현대의 런 앤 건 팀들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팀 전반적인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공 ․ 수 밸런스. 하프코트 오펜스와 트렌지션 오펜스의 밸런스. 벤치 멤버와 주전 멤버들간의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런 앤 건 팀이라고 해서 단지 달리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느려져야 하는 때에는 느려질 줄도 알아야 다시 자신들의 빠른 템포를 찾을수 있을 것이고 그럴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보다 강력한 팀이 될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인 것인데요.


현재의 런 앤 건 팀들은 이 부분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단순히 달리기만 하고 템포를 빠르게만 하는 것을 넘어서서, 흐름 자체를 완전히 장악해서 자신들의 템포를 계속적으로 유지하는 밸런스의 농구를 펼칠수 있을 때 비로소 런 앤 건으로 우승할수 있는 그 날은 올 것입니다.


그리고, 농구에서 가장 큰 재능인 신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런 앤 건이 우승할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농구팬의 입장에서 기원해 봅니다.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 농구. 어쩌면 이 말은 런 앤 건 팀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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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꽃앤써 | 2008/06/17 02:59 | 농구이야기.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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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Saint Jude, .. at 2008/06/17 10:53

제목 : 팀 컬러와 필요조건에 관해.
런 앤 건 팀. 그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농구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이 글은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축구를 좋아하기에.특히나 '팀컬러'의 임팩트가 강한팀을 좋아하기에그런 관점에서 이 글이 쉬이 다가온듯 하다.'팀컬러'의 구현과,'강팀'으로서의 레벨업은 다른 이야기이며,올바름도, 그릇됨도 없는 화제이기 때문에, 이런 글은 생각할 꺼리를 많이 던져준다. 런 앤 건 팀. 그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 런 앤 건. 단어만으로도 농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more

Commented by Dasein at 2008/12/10 22:46
이 글을 이제야 봅니다.
Commented by 불꽃앤써 at 2008/12/11 18:33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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