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퍼스의 수비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

타 팀팬이 쓴 스퍼스에 관한 짧은 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로켓츠의 댄토니볼도 정말 좋아하지만 오늘 글은 주제가 주제인지라 스퍼스 위주가 되어버렸네요.

이 부분 양해부탁드립니다.

표기한 기록들은 특별한 언급이 없는 경우 정규시즌 기록을 인용했습니다. 참고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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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츠와 스퍼스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흥미로운 시리즈입니다.

로켓츠는 리그 최상위권의 런 앤 건 팀으로 빠르고 강력한 외곽능력을 뽐내며 최상위권 1번들을 보유한 팀인 반면, 스퍼스는 베테랑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느린 선수들이 많으며 수비력이 부족한 1번 자원을 보유한 팀이죠.

리그에서 가장 많은 3점 시도를 기록한 로켓츠와 달리 스퍼스는 3점 시도는 적은 반면 야투율은 리그에서도 손꼽히게 높은 팀이었습니다(46.9% 야투율로 리그 공동 6위, 리그 내에서 6번째로 3점 슛을 적게 시도한 팀(로켓츠와 무려 16.8개 차이)).

그야말로 리그 내에서 양극단을 달리는 두 팀간의 대결이기에 이 시리즈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양극단 팀끼리의 승부에서 스퍼스의 수비는 어떤 특징을 보이며 어떤 양상을 띌 것인지 기록 기반으로 간단히 예측해보려 합니다.

  • 기록으로 본 스퍼스의 수비팀으로써의 위용.

정규시즌에 득실마진이 +7점 이상이었던 리그 유이의 팀으로써(+7.2점, 1위는 워리어스로 무려 +11.6점), 리그 2위의 수비팀(평균 98.1 실점)이었던 스퍼스는 특히 슈팅 제어력이 정말 뛰어난 팀이었습니다(야투허용률 44.3%로 리그 공동 2위, 3점허용률 33.4%로 리그 5위, 3점허용횟수 리그 3위).

컨테스트 장인 던컨의 부재는 빅맨 3인방 영입으로 훌륭히 메웠고, 레너드-그린을 축으로 한 수비 시스템이 공고해 상대팀의 슈팅제어를 기가 막히게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경기 페이스가 매우 느리며(리그 worst 4위), 모션오펜스 기반의 하프코트 오펜스에 강점을 둔 팀답게 속공 득점이 상당히 적은 편입니다(리그 worst 11위).

팀의 이런 성향에 더해 꽉 짜여진 시스템 농구 특유의 안정감은 이 팀의 턴 오버도 적게 만들어주었습니다(리그 공동 11위).

1번들의 1선 압박 능력은 아쉽지만 최상급 압박능력을 지닌 2, 3번을 보유한 팀답게 턴오버를 실점으로 허용하는 빈도도 상당히 낮은 편이었습니다(리그 5위). 재밌게도 자신들의 턴 오버가 실점으로 이어지는 것은 훌륭히 막아내는 반면 상대의 턴 오버는 효율적으로 득점으로 연결해내는 팀이기도 했죠(리그 9위).

덕분에 스퍼스는 턴 오버 기반 득실마진이 무려 +2.6점에 이를 정도로 효율적인 농구를 하는 팀입니다(+2.6점을 기록한 리그 유이한 팀. 다른 한 팀은 워리어스. 참고로 +2.5점 이상을 기록한 팀도 리그 내 단 세 팀뿐입니다(랩터스가 +2.5점으로 3위)).

어느 위치에서 턴 오버가 발생해도 바로 압박을 시도하는 수비 마인드가 팀 전반에 녹아있는 팀으로 수비 집중력이 좋아서 순간적인 수비태세 전환에 굉장히 능합니다. 이런 특징은 속공 실점이나(리그 10위) 2차 찬스 허용 빈도(2차 찬스 실점 리그 10위)가 적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죠.

상대에게 쉬운 득점은 주지않으려는 마인드가 정말 돋보이는 팀입니다.

준수한 스틸(11위), 블락(2위), 디플랙션(11위), 컨테스트(10위) 수치는 시종일관 공간을 압박하고 동선을 잘라먹는 스퍼스 특유의 수비방식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반면, 로켓츠는 속공득점 4위, 턴오버 기반 득점 2위, 2차 찬스 득점 7위에 이를 정도로 찬스를 순간적으로 득점으로 연결하는 데 탁월한 면모를 보인 팀입니다. 하지만 속공실점 9위, 턴오버 기반 실점 6위, 2차 찬스 실점 6위라는 기록은 스퍼스와 달리 수비집중력이 좋은 편은 아니며, 특히 수비태세 전환이 그리 빠른 편은 아니라는 점 또한 잘 보여주고 있죠.

기록을 살펴볼수록 여러모로 양 극단에 선 두 팀간의 대결이네요.

상대의 실수는 귀신같이 득점으로 연결하는 팀 vs 상대에게 절대로 쉬운 득점은 허용안하고 공격전환을 힘들게 만드는 팀 간의 대결. 참으로 재미있고 흥미로운 대결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 던컨의 부재로 나타난 특이현상. 레너드 고립.

이번시즌 스퍼스의 경기를 보면서 꼭 한가지 짚어보고 싶은 현상이 있어 덧붙입니다.

이번 시즌에 스퍼스 수비에서 한가지 특이하게 도드라지는 현상은 지난시즌과 달리 수비에서 상대팀이 레너드를 위크사이드로 고립시키는 빈도가 늘었다는 점일 겁니다.

아무래도 여기에는 지난시즌과는 다른 차이점이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데요.

첫번 째는 레너드가 위크사이드로 고립되었을 때 레너드의

1) 매치업 상대를 바꾸거나

2) 수비 위치를 변경시켜주기 위한 

전술 시도가 지난시즌보다 줄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이 부분은 공격에서의 비중이 지난시즌 대비 비약적으로 증가한 레너드를 배려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지난시즌에는 정규시즌에도 강팀 상대로는 이중 스위치 디펜스(1선에서 스위치 디펜스를 펼칠 때 2선에서 레너드나 그린이 돌파 동선을 선점하는 전술, 특히 워리어스 전에서 커리 방어에 활용됨)를 통해 레너드의 수비위치를 바꿔주거나, 매치업 상대를 변경하는 시도가 종종 있었고, 특히 플레이오프에서는 그 빈도가 비약적으로 증가했었죠.

1번이 강한 팀(일례로 썬더같은)을 상대로 그린-레너드의 매치업 상대가 시리즈 내내 바뀐다거나, 정규시즌 중요한 일전에서 경기 내내 이중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면서 레너드를 1선으로 빼고 그린에게 2선을 맡기는 등의 변칙 수비를 시도하는 빈도가 이번시즌에는 다소 줄어든 경향이 있습니다.

참고하시라고 지난 시즌 워리어스와의 2차전에서 스퍼스의 스위치 디펜스에 대해 썼던 글을 덧붙입니다.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57312&sca=&sfl=mb_id%2C1&stx=awlee&page=2

아무래도 공격, 특히 클러치 상황에서 공격에 집중해야할 레너드의 체력적 요소를 고려해 변칙수비의 빈도를 의도적으로 줄인 것이겠죠.

물론 이런 변칙 수비는 로켓츠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나 시리즈 2차전에서 하든에게 레너드가 붙고, 스위치 디펜스를 시도한 것처럼 경우에 따라서는 충분히 시도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하나 지난시즌처럼 잦은 빈도로 시도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시도하더라도 그린의 비중이 더 클거라 보고 있습니다).

두번 째로는 역시나 컨테스트 장인 던컨의 부재에 따른 차이를 꼽고 싶습니다.

지난시즌 2선에서 최상급의 드랍백 능력을 기반으로 훌륭한 공간 압박과 동선 제어능력을 보여준 던컨의 존재는 상대팀들이 레너드 고립을 시도할만한 여유를 주지 않았죠.

하지만 이번 시즌에 던컨을 대체한 빅맨인 가솔과 데드먼은 좋은 보드장악력과 컨테스트 능력을 가졌음에도 던컨처럼 2선 공간 이해도가 뛰어나거나 압박을 효율적으로 해내는 유형의 선수들은 아닙니다(특히 공간 장악과 돌파동선 제어에서 차이가 크죠. 지난시즌에 자주 나왔던 그린-레너드가 상대의 외곽을 봉쇄한 채 돌파를 한쪽으로 몰아넣는(weak. 던컨이 2선에서 몰아넣는 방향을 자연스럽게 좁혀주었죠) 수비가 이번시즌에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이런 차이가 상대팀이 레너드를 위크사이드에 고립시킬 수 있게 하는 여유를 주는 것이 아닌 가 생각됩니다.

물론 이 부분은 수비 시스템과 로테이션 능력이 독보적인 스퍼스에서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레너드에게 가해지는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겠죠.

  • 보다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꼭 극복해야할 스퍼스의 아킬레스 건.

개인적으로 플레이오프처럼 체력소모가 크고 치열함이 배가되는 전장에서는 공격과 수비의 중심축이 달라야할 필요성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일시적으로라도).

쓰리핏 시절의 불스나 레이커스처럼 공수겸장의 선수들이 다수 있어 공수 중심축이 시리즈 내내 혹은 경기 내내 변화되었던 경우나, 래리 브라운 감독의 디트로이트처럼 공수 중심축이 아예 다른 경우(공격은 빌럽스와 해밀턴이 이끌고, 수비는 월러스와 프린스가 이끌었던)와 같이 리그를 호령했던 챔피언들은 대개 공수 중심축이 다르거나 가변적인 경우가 많았죠.

원투펀치를 보유한 팀이 우승했던 경우가 많았던 것도 결국 공수분담이 명확해 체력소모를 줄인 것도 중요한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하구요.

과거 왕조시절의 스퍼스 또한 공수겸장의 던컨이 중심축이었지만, 그의 곁에는 수비 중심축이 될 수 있는 보웬이나 공격 중심축이 될 수 있는 파커, 지노빌리가 있었죠.

또한 현재 우승에 가까운 라이벌팀들도 마찬가지로 이런 특징을 동일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워리어스의 수비는 그린이 확고하게 중심축을 잡아주면서 공격 에이스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으며, 캡스는 공수겸장인 르브론이 확고한 중심이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최고의 클러치 슈터인 어빙과 끈끈한 수비의 JR 스미스, 트리스탄 탐슨이 그 부담을 확실히 덜어주고 있죠.

반면, 스퍼스는 이런 측면에서 공격 부담을 상당부분 덜어주던 파커의 이탈이 정말 뼈아픕니다(플레이오프 팀 내 득점 2위, 주전 중 야투율 3위, 3점야투율 1위).

물론 현재까지는 시리즈 내내 수비에서는 그린이 큰 보탬이 되어주고 있지만(다만 그린은 공격에서는 야투율(플레이오프 3점성공률 29.7%)이 너무 떨어져 효용가치가 제한적입니다), 파커 외에는 레너드 주위에 다른 라이벌팀처럼 순간적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낼만한 동료가 아직까지는 공수 모두에서 보이지 않네요.

아무래도 알드리지에 대한 아쉬움이 이런 부분때문에 더욱 도드라지는 것이겠죠. 1차전에 수비요정이라는 칭호까지 얻은 알드리지지만 그에 대한 기대치가 13.5점 7.4리바운드에 위치하는 것은 분명히 아닐 터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알드리지의 부진이 시리즈 내내 이어질 거라 보지는 않지만 알드리지의 부진 탈출이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로켓츠 상대 시리즈 승리 및 향후 챔피언 도전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파커의 부상을 개인적으로 정말 크게 보고 있고, 아쉽게 생각하고 있는 이유 또한 파커가 플레이오프에서 팀 내 공격 2옵션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기 때문이구요(확실한 돌파옵션이기도 했죠).

그 대단했던 불스조차도 조던만으로는 우승할 수 없었다는 점은 현 스퍼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고 생각해요.

정규시즌에 보여주었던 위용을 플레이오프에서도 보여주기 위해서 꼭 갖춰야할 요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마치며...

스퍼스는 베테랑이 많고, 느린 선수들이 많은 팀이지만 리그에서도 손꼽히게 수비태세 전환이 빠르고 최상급의 압박능력을 가진 2, 3번이 있어 어쩌면 이 팀은 런 앤 건 팀에게는 그야말로 천적일지도 모릅니다.

속공저지를 비롯해 수비에 가장 중요한 것이 피지컬적 요소가 아니라 마인드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스퍼스는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정말 훌륭한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소나기 3점이 가능하고 상대의 실수는 귀신같이 득점으로 연결하는 로켓츠는 완숙미가 더해진 댄토니볼이라는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오르고 있는 하든을 중심으로 어떤 수비든 무력화시킬 수 있는 팀이죠.

1, 2차전은 각 팀의 이런 고유한 색깔이 너무나도 잘 드러난 경기들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또한 3차전부터는 어떤 팀이 본인의 팀 컬러를 더 잘 보여주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분수령이 되지 않을 까 생각하며 글을 마칩니다(파커의 부재가 크게 아쉽기는 합니다).

두 팀 모두 명승부를 펼쳐주길 기원해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수비귀신 스퍼스와 괴물 워리어스 간의 대결이 정말 보고 싶긴 한데, 로켓츠의 런 앤 건도 오래보고파서 이번 시리즈는 응원하기 정말 난감한 시리즈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필리 팬으로써 그저 조만간 있을 드래프트 추첨이나 기다리며 편안한 마음으로 시리즈를 지켜보려 합니다.^^

두서없는 글임에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by 불꽃앤써 | 2017/05/06 08:18 | 필리 외 농구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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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BlueThink at 2017/05/06 11:35
이런걸 보면 왜 4,5번의 수비영향력 및 dpoy수상이 백코트플레이어(3번포함)에 비해 절대적인지 알 수 있겠더군요.

일단 주요 위치서부터 파생되는 시야와 이동거리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선수들 끌어내기위해 스트레치가 있는거고요.
Commented by 불꽃앤써 at 2017/05/06 12:04
제가 얘기하고자한 바를 정확히 얘기해주셨네요.^^

확실히 존의 중앙에서 가장 많은 공간 및 동선에 간섭가능한 빅맨의 롤이 수비에서는 여전히 엄청나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래서 5번이 센터인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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